정말 오랜만에 이상문학상 작품집을 샀다. 대상이 구효서이기 때문에 샀다. 그가 스스로 밝혔듯이 꾸준히 소설을 써온 작가 중 유난히도 상복이 없는 작가가 구효서다. 이제 젊은 작가라고 할 수 없는 환갑의 작가가 상을 받았다고 하니 그 사연이 궁금했다. 꾸준히 꾸물거리면 글을 썼다는 작가의 소감은 다른 어떤 소감보다 감동적이었다. 천재의 일필휘지에는 감탄과 경이로움이 있지만 감동이 느껴지기 어렵다. 동료작가의 수상 소식을 들으며 자의든 타의든 자책해야 했던 시기의 작가의 모습이 눈 앞에 보이는 듯 하다. 소설가의 가장 큰 공포는 내가 납득할 수 있는 소설이라는 형태라는 말도 기억에 남는다. 모든 글이 소설이 될 수는 없다. 소설은 형식을 갖춰야 하고 서사가 있어야만 하며 유의미한 메시지가 있어야 한다. 자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