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집 떠나가 배운 노래 집 떠나가 배운 노래를 집 찾아오는 밤 논둑 길에서 불렀노라. 나가서도 고달프고 돌아와서도 고달펐노라. 열네 살부터 나가서 고달펐노라. 나가서 얻어 온 이야기를 닭이 울도록, 아버지께 이르노니― 기름불은 깜박이며 듣고, 어머니는 눈에 눈물이 고이신 대로 듣고 이치대던 어린 누이 안긴 대로 잠들며 듣고 윗방 문설주에는 그 사람이 서서 듣고, 큰 독 안에 실린 슬픈 물같이 속살대는 이 시골 밤은 찾아온 동네사람들처럼 돌아서서 듣고, ― 그러나 이것이 모두 다 그 예전부터 어떤 시원찮은 사람들이 끝잇지 못하고 그대로 간 이야기어니 이 집 문고리나, 지붕이나, 늙으신 아버지의 착하디 착한 수염이나, 활처럼 휘어다 붙인 밤하늘이나, 이것이 모두 다 그 예전부터 전하는 이야기 구절일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