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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형 법정

jvjsv 2024. 2. 14. 02:36


존 딕슨 카는 추리소설계의 거장이자 밀실트릭의 달인이라고 해서 기대가 컸던 탓일까? 생각만큼 기상천외한 반전과 트릭이 있다고 느껴지진 않았다. 일본 본격 추리소설 마니아로서 이것저것 많이 읽어봐서 그런지 몰라도 작품들의 모태가 되는 소설이다 보니, 오히려 신선하고 새롭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다. 스티븐스의 부인인 마리와 과거에 독살범으로 처형된 브랭빌리에 부인의 사진과 모습이 똑같다는 설정은 흥미로웠으나, 가장 중요한 살인 현장의 밀실 트릭, 납골당에서 사라진 시신에 대한 비밀들이 너무나 평이하고 무난 무난해서 후반부로 갈수록 재미가 반감되고, 비밀이 밝혀져도 그냥 그랬구나~ 하는 감상이 끝이었다. 거기다 마지막까지 오컬트적 요소를 넣고 싶은 작가의 마음은 잘 알겠으나, 마지막장은 반전이라고 느껴지기보다는 그럴듯한 엔딩을 보여주기 위한 장치로 밖에 보이지 않아서 내 취향의 엔딩은 아니었다. 이번에는 다소 실망스러웠지만 세 개의 관은 더 재미있다고 하니까, 다시 한번 존 딕슨 카의 작품에 도전해보고 싶다.
전 세계 미스터리 거장들의 주옥같은 명작을 담은 엘릭시르 ‘미스터리 책장’의 다섯 번째 작품 화형 법정 이 출간되었다. 불가능 범죄의 대가 존 딕슨 카가 최고의 전성기 때 출간한 화형 법정 은 카의 장기인 밀실 살인과 함께 사라진 시체, 벽 속으로 사라진 여인, 독살범의 전설 등이 어우러져 독자와 승부를 벌인다.

브랭빌리에는 17세기 프랑스에서 악명을 떨친 독살범이다. 매력이 넘치는데다 쾌락을 즐기는 성향이었던 그녀는 남편의 친구인 고댕 드 생크루아의 정부가 되었다가 감옥에 갇히는 신세가 되는데, 감옥에서 풀려난 뒤로 자신을 가둔 아버지를 독살하고 오빠 두 명도 죽였다. 남편까지 살해하려고 했던 브랭빌리에 후작 부인은 정부였던 생크루아가 죽고 나서야 발각되어 1676년 파리에서 참수형을 당했다.

화형 법정 은 브랭빌리에 후작 부인의 이야기와 현재의 살인 사건을 오가며 기묘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불가능할 것만 같은 이야기에서 그럴듯한 추론을 이끌어내는 작가로 유명한 딕슨 카는 이 작품에서도 유감없이 그 실력을 발휘한다. 추리 소설 무대의 중심에 탐정이 있다면 카는 최고의 연출가라고 할 수 있다. 이런 그의 특징은 17세기 독살범의 전설과 어우러져 호화로운 스토리텔링을 선보인다.


1부 기소
2부 증거
3부 반론
4부 요약
5부 평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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