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단장 죽이기 2
1600번째 서평을 장식하는 #무라카미하루키 의 #기사단장죽이기2
1권에서 사실 상 이야기에 필요한 모든 판을 다 깔아두었기 때문에 2권에서는 이야기의 빠른 진행 만이 남아있었다.
하지만 하루키가 누구인가. 그는 여전히, 변함 없이, 독자들을 자신의 템포에 맞추어 아주 천천히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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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현실 세계로의 여행을 위해 이데아를 죽이고 - 정확히는 죽인다고 하기 보다 죽이는 의식 이라고 보는 것이 맞다 - 새롭게 등장한 메타포와 함께 비현실 세계로의 입장.
이 곳에서 주인공은 실종된 마리에를 찾아 나선다. 그런데 실은 그가 찾는 것이 과연 마리에일까. 라는 생각이든다.
그는 잃어버린 마리에와 함께 예전에 죽은 여동생을 또는 자신의 자아를 찾기도 했고 최근에 상실된 자신의 삶을 되찾고자 했던 것은 아닐까.
2권의 중반을 넘어 후반으로 갈수록 주인공에게서 상실 되었던 많은 것들의 실타래가 하나, 둘 씩 풀리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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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와의 갑작스런 이혼, 지독히도 현실적이었던 아내에 대한 꿈과 아내의 임신, 트럭 운전수, 얼굴 없는 이의 초상화 그리기나, 우리의 반 밖에 되지 않을 이데아와 메타포, 그리고 비현실 세계로의 여행까지. 이렇게 느린 템포의 책을 이만큼 숨가쁘게 읽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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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을 남길 때에 - 물론 지극히 나를 위한 것이긴 하지만 - 최대한 스토리에 대한 부분은 넘어간다. 아직 읽지 않은 독자에겐 굉장한 스포가 될 수 있기에 넘어가는데 이번 <기사단장 죽이기>는 워낙 재미있게 읽어서 그런지 아니면 하루키의 팬이라 그런지 그냥 넘어가기가 참 아쉽다.
앞으로도 두, 세 번은 더 읽게 될테니 아쉬움은 이쯤에서…
1Q84 이후 7년, 무라카미 하루키의 모든 것이 여기 있다!
현실과 관념의 경계를 꿰뚫는 이야기의 힘
대범한 상상력으로 무장한 무라카미 하루키 월드의 집대성
삼십대 중반의 초상화가 ‘나’는 아내에게서 갑작스러운 이혼 통보를 받고 집을 나와서 친구의 아버지이자 저명한 일본화가 아마다 도모히코가 살던 산속 아틀리에에서 지내게 된다. 그리고 어느 날 천장 위에 숨겨져 있던 그의 미발표작 [기사단장 죽이기]를 발견한다. 모차르트 오페라 [돈 조반니]의 등장인물을 일본 아스카 시대로 옮겨놓은 듯한 그 그림을 가지고 내려온 뒤로, ‘나’의 주위에서 기이한 일들이 잇달아 일어난다. 태엽 감는 새 1Q84 등 기존의 본격 장편소설 세계관을 잇는, 현실과 비현실이 절묘하게 융합된 하루키 월드의 결정판.